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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연구실

[SNS 칼럼] 기업 커뮤니케이션 SNS로 날개를 달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SNS로 날개를 달다


 

+ :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 이스토리랩 소장 

 

 

 

2010년 한국에 불어닥친 SNS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광풍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벌써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80%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전체 국민당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40%로 이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SNS
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트위터(Twitter) 같은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소셜노믹스(Social Nomics)’로 유명한 에릭 퀄먼은 “Social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생활과 웹이 접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명이라고 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미디어적인 성격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즐기기 위한 수단을 넘어 각종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을 접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때문에 최근 이집트, 이란, 리비아 등 중동국가의 민주화 운동의 저변에 소셜미디어가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또한 마케팅 도구로써 소셜미디어의 활용에 주목하는 기업도 부쩍 늘었다. 버슨-마스텔러는 포춘지의 글로벌 100대 기업 소셜미디어 체크업 리포트(Fortune Global 100 Social Media Check-up Report)’에서 델, 펩시, 스타벅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스코, 이케아, 폭스바겐, IBM 등 글로벌 기업 79%가 소셜미디어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소셜미디어

성장의원동력

 

전 세계가 왜 이렇게 소셜미디어에 열광하고, 심지어 소셜혁명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사용자(고객)들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가 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의 저자이자 사회학자인 움베르트 에코는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갈수록 대화가 간단해지고 직접적인 표현을 하게 되는 소프트 커뮤니케이션(Soft Communication)’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지금 우리는 소프트 커뮤니케이션에 이미 길들여져 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도 긴 문장보다는 간단한 문장에 더 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심지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회의를 할 때도 소프트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바이럴마케팅(World of Mouth Marketing)’의 앤디 세르노비츠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똑똑해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와 둘째, 중요한 사람으로 존중 받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생각과 정보를 표현함으로써 참여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이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심리적 요구들이 소셜미디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도입의

함정

 

오늘날 고객들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소셜미디어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즉 고객이 모여있다. 이 점 때문에 기업들이 앞다투어 소셜미디어를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들이 일방적 홍보매체로서만 소셜미디어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 공간에서 기업의 일방적 홍보는 고객들로 하여금 반감을 갖고 스팸으로까지 인식하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기업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럽고 고객 불만이 쌓이는 공간으로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2011년 들어서면서부터는 소셜미디어를 단순히 마케팅 채널로만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실패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마케팅 효과는 제쳐둔다 해도 소셜미디어를 CS창구로 운용하는 비용과 리소스가 늘고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소셜미디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기업들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소셜미디어는 일방적인 기업 마케팅에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소셜미디어 속 고객들은 자신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기업이 방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CEO가 열어가는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이제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누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국내에서 CEO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기업의 위상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10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대학생이 가고 싶은 기업 중 삼성, 현대, SK에 이어 4위를 차지한 두산그룹이 그곳이다.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은 2009년부터 트위터 계정을 열고 고객과 대화를 시작했다.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사용은 여타 기업 트위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는 두산이라는 기업의 대표이지만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글은 거의 올리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 속 에피소드나 재치 있는 글이 대부분이다. 또한 트위터를 통한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적이다. 하루는 직원 한 명이 트위터에 "회장님 ㅠㅠ 늦잠 자서 한 시간이나 지각했습니다. ㅠㅠ 회사 가기 무서워요ㅠㅠ"라고 올렸고, 박 회장은 "화난 놈처럼 눈을 부릅뜨고 들어가자마자 백을 책상에 쎄려 꽂으세요. 질려서 아무도 말 못할 거에요"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날려 많은 트위터러(Twitterer,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친근한 CEO로 평가 받은 일화가 유명하다.

소위 상위 계층의 소탈한 개그와 친구 같은 회장으로 다가간 박용만 회장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트위터 내에서 인기 있는 CEO로서 개인 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과의 소통에 앞장서는 열린 기업으로서 두산의 브랜드를 높이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이 가치를 금액으로 따지기는 힘들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야만 가능했던 일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서 단기간 내에 이뤄낸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대다수 기업 CEO들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로 인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기업 대표로서의 권위를 지키고 기업에 일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셜미디어 도입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착한(?) 고객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보자. 이 고객들은 언제든지 열린 이야기로 소통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환영하고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업의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친근하게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고 이야기를 전하거나 들어주는 진정한 소통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박용만 회장의 예처럼 기업의 수장이나 책임자가 접근할 때 오히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소셜은 한 순간에 반짝했다 잊혀지는 유행이 아니다. 참여와 소통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일상과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경험 등 생활의 일부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생활방식의 변화, 즉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업에게 소셜미디어는 모든 것을 들을 준비가 돼 있는 활짝 열린 귀와 기업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입을 가진 고객들을 만나고, 조직의 구성원과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써 가치를 지닌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도입에 앞서 무엇보다 CEO 및 수장들의 의지와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단순 홍보 마케팅 도구가 아닌 진정한 소통의 도구로 다가갈 때 비로소 고객이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강학주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 이스토리랩 소장 

웹트렌드 및 인터넷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기획과 마케팅, SNS 활용 전략 등에 관한 다수의 강연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Face to Facebook,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으로 리드하라!>가 있다. 또 국내 최초 SNS 콘텐츠 유통 및 배포 플랫폼인 '마이픽업(http://mypickup.kr) 오픈 프로젝트' PM을 담당하고 있다.